송혜교의 첫 해외 진출작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영화 <페티쉬>가 오는 11월 25일 개봉한다. 2008년 '시집'이라는 제목으로 제 13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월드프리미어 섹션에 출품되었던 <페티쉬>는 상영마다 현장 판매분을 포함한 모든 좌석이 매진되며 일찌감치 화제를 불러모았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감독 손수범은 <물 속의 물고기는 목말라하지 않는다>(2002)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기도 했으며, 시카고 국제영화제 우수상 수상 등의 탄탄한 경력을 갖고있다. <페티쉬>는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2010년에는 MoMA로도 잘 알려진 세계 문화의 명소,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4년째 진행하고 있는 콘템포 아시안 가을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배우보다는 스타의 이미지가 강한 송혜교가 연기를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겉으로는 수줍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강한 캐릭터의 배역에 잘 어울리는 이성적인 연기자라는 확신이 들어서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영화를 보다보면 얼굴은 가려져 있고 머리카락만 보이는 두상과 번진 얼굴 중에서 입술만 선명한 빨간색으로 묘사된 그림이 있다.
감독은 이 그림들에서 제일 처음 영감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 작품들은 감독의 누나인 손소영 화가의 것이다.

다른 부분들은 번진 느낌인데 왜 유독 입술만 선명한 빨간색이냐는 감독의 질문에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은 숨겨져 있고 메이크업 된 모습을 타인들에게 더 보여주고 싶어하는 인간 본능의 공부'라는 답을 듣고 우리 본연의 모습과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들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가 서양을 배경으로 동양적 문화인 무당의 이야기와 한인사회를 보여주는 점도 이색적이다. 순수하고 인형같은 외모에 팜므파탈적 매력이 더해진 송혜교를 보는 것은 영화의 큰 즐거움이다. 거울앞에 서서 빨간 립스틱을 바르는 그녀의 모습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히 치명적일 것.

*페티쉬(Fetish);
1.집착        
2.특정 물건을 통해 성적 쾌감을 얻는 것 
3.주물,숭배의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