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디자인 올림픽 2009가 지금 서울 잠실종합경기장에서 치러지고 있다. 앞으로 29일까지 치러지는 이 행사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학생들의 ‘소풍터’라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올림픽’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나온 이번 행사는 중반을 치닫고 있지만 동원된 관람객의 숫자를  떠나 과연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디자인’의 정체성을 보여주었는가에 대한 아쉬움을 남길 것 같다. 

두 번째 치러지는 행사치고는 행사의 기획이 너무 엉성하여 어느 부분을 지적하여 대안을 마련해 볼 까 하는 선을 넘어 아예 행사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것이 과연 필자만의 생각일까? 

이번 행사를 치르는 서울시를 보면서 또 한 번 전시행정의 표본을 보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모처럼 일고 있는 디자인 붐을 오히려  가라앉게 하지 않나 하는 우려가 들면서 디자인 서울의 미래가  걱정된다.

서울은 이미 ‘세계 디자인 수도(WDC)’로 선정될 만큼 세계인의 눈과 귀가 이쪽으로 쏠리고 있다. 서울은 내년부터 세계 디자인 도시의 지위를 부여받아 서울의 도시 브랜드를 세계화하고 이에 따라 디자인 산업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고 벌이는 다양한 이벤트 중 하나가 이번 디자인올림픽 행사이기 때문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은 ‘디자인’과 ‘올림픽’이라는 두 단어의 조합이 단순히 물리적 장소인 종합경기장에서 치러지면 된다는 발상은 디자인을 단순한 운동경기로 보는 우를 범하게 되었으며 나아가 올림픽의 상징인 잠실종합운동장을 학생들의 대형 ‘소풍처’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덕분에 어린 관람객들은 전시관을 찾아 드넓은 종합경기장에서 디자인을 공작시간이나 오락으로 여기고 남녀학생들은 스타벅스나 음식점 코너에서 즐거운 피크닉을 보내는데 더 없이 안성맞춤이었다.

반면 조금이라도 디자인을 이해하려고 방문한 관람객은 종합경기장의 크기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안내판, 안내판이 있어도 원하는 부스까지 미로같은 동선에서 헤매야하고, 설령 찾아간 부스에는 사진 몇 장만 남아있는 전시는 참으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대한민국의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주어야 할 기업관엔 대기업은 아예 없고 영세업체, 그것도 자신들의 제품홍보를 위해 내놓은 카다록이나 샘플 몇 개가 전부이며 일부 영상을 통해 화려한 이벤트를 보여주려는 업체가 한두 개 있지만 역시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거나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주기보다는 자사의 홍보내용에 그치고 있어 광고방송에 다름 아니게 되었다.

관람 나온 시민들이나 일부 참여 디자이너들의 볼멘소리는 대부분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참여나 동원된 관람객수, 미래의 수도 서울의 비전이 아니라 정말 우리들의 삶에서 디자인이 무엇인지, 왜 우리가 디자인을 알아야하고 정부나 지자체가 왜 공공디자인에 올인 하려는 지 등등 전반적인 디자인정책을 가시적으로 경험하려했지만 서울시의 잘못된 정책 추진 과정 때문에 그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또 일부 시민들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다양하고 화려한 광고로 유혹하지나 않았으면 귀중한 시간낭비와 발품을 팔지나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으며 이러한 지자체를 믿고 앞으로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집행될 디자인 정책과 디자인수도계획에 대해 계속 박수를 쳐야할 지 심히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디자인 서울을 향한 서울시의 노력은 공무원이나 일부 학계의 교수 손에서 이루어지는 한 결코 결실을 맺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40-50년 동안 학계나 기관에 디자인이 있었지만 우리의 디자인 수준은 산업계 수준으로 볼때 선진국에 비해 20년 이상이 뒤져있는 것이다.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서울디자인위원회의 설립과 각 부처에 흩어진 디자인 정책을 하나로 통합하고 디자인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와 발전을 기대한다면 지금부터라도 학계의 인물을 최대로 줄이고 대기업의 디자인관련자로 채워야할 것이다. 전시장에도 대기업체의 참여를 늘려 그들이 생산한 제품의 디자인기획과정을 공개하여 디자인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생생한 교훈을 주어야한다.

일부 학자들은  대기업 제품 가운데 외국 유명 디자이너들에게 의뢰한 디자인이 즐비하고 대기업에 소속된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이름이나 디자인 브랜드를 만들기 어려운 사회적 구조 속에 있기 때문에 토종 디자인을 육성해야하고 ‘스타 디자이너’를 양성해야한다고 우기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의 디자인 수준은 아직 선진국에서 더 많이 배워야 만 될 정도로 열악하고 빈틈이 많다. 디자인올림픽은 세계의 디자인 수준을 겨루는 마당이 되어야한다. 우리가 외국에 로얄티를 준만큼 더욱 더 일반인에게 공개하여 일반인의 디자인수준을 높여야한다. 이것이 부존자원은 없고 인적자원만 있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살 방책이다.
 
나아가 대기업은 선진국 디자인기술을 비싼 로얄티를 주었다는 명분으로 어둠속에 숨어 독식하려 하지 말고 밝은 햇볕[전시장]에 쏘여 중소기업 디자이너 또는 학생들에게 충분히 공개하고 교육하여 미래의 디자인을 키우려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우리 같은 영세 언론이나 학생, 중소기업의 말로는 씨알도 먹이지 않는 작금의 대기업의 태도를 바꿔줄 상대는 서울시 밖에 없다는 점에서 서울시의 노력의 향방을 지켜보고자 한다.

전혀 어울리지 않은 ‘디자인’과 ‘올림픽’이라는 두 단어의 조합이 단순히 물리적 장소인 종합경기장에서 치러지면 된다는 발상은 디자인을 단순한 운동경기로 보는 우를 범하게 되었다.

앞으로 29일까지 치러지는 이 행사는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학생들의 ‘소풍터’라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조금이라도 디자인을 이해하려고 방문한 관람객은 종합경기장의 크기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안내판, 안내판이 있어도 원하는 부스까지 미로같은 동선에서 헤매야한다. 

일부 시민들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없다는 말처럼 다양하고 화려한 광고로 유혹하지나 않았으면 귀중한 시간낭비와 발품을 팔지나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정말 우리들의 삶에서 디자인이 무엇인지, 왜 우리가 디자인을 알아야하고 정부나 지자체가 왜 공공디자인에 올인하려는 지 등등 전반적인 디자인정책을 가시적으로 경험하려했지만 돌아온 것은 공허한 메아리 뿐 이었다.

참여업체 대부분은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거나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주기보다는 자사의 홍보내용에 그치고 있어 광고에 다름아니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주어야할 기업관엔 대기업은 아예 없고 영세업체, 그것도 자신들의 제품홍보를 위해 내놓은 카다록이나 샘플 몇 개가 전부이다.

서울의 도시 브랜드를 세계화하고 이에 따라 디자인 산업이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고 벌이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의 한 장면.

 썰렁한 모습의 전시장 부스.

어렵게 찾아간 부스에는 사진 몇 장만 남아있는 전시는 참으로 썰렁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