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논술3-삼차원 너머 고차원 세계 지배하는 신화적 사고
인간과 동물의 합체면에서 고대 이집트 표상과 정신 분열 환자의 회화 차이
디자인종합 > 그림논술 [2017-01-09 11:16]

<이집트의 신 베스트(Bastet)>

그림논술의 “그림”이란 일반적으로 행위명사라고 할 수 있다. 동사“그리다”의 명사형인 그림과 논술의 결합은 결국 ‘인간의 그리는 행위가 반영된 논리적 글쓰기’로 정의할 수 있겠다. 좀더 전문적으로 정의하자면 랑그가 아닌 빠롤의 글쓰기라고 할까. 빠롤이란 ‘말하기’, ‘그리기’, ‘몸짓하기’ 등 발화행위를 통해 랑그체계를 구체적으로 실현한다는 뜻의 용어이다.
  

랑그가 일종의 언어문법체계라면 빠롤은 랑그의 실천이므로 굳이 언어라는 전문지식이 없어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빠롤은 무한대의 영역이므로 무의식의 영역에 맞대어 있다. 무의식의 세계는 1차원, 2차원, 3차원을 뛰어넘는 4차원 그이상의 다차원 즉 고차원의 영역으로 신화적 사고가 지배하는 지대이다. 
  

신화적 사고가 지배하는 무의식의 세계에서는 비유적 논리만이 살아남는다. 비유란 마음의 내면에서 생각한 것과 외부세계의 대상사이에 대응관계를 발견할 수 없을 때 환상을 만들어내어 대치하는 방식이다. 우리의 이러한 환상을 품는 능력에서 종교나 예술이 탄생했을 것이다. 미국의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은 언어가 비유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주목하여 언어자체가 은유와 환유 두 축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발견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비유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해 종교의례나 예술 나아가 신화를 탄생시켰을 것이다.
  

그림논술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의식적 논리구조에 의존한다기보다 무의식적 지성에 의해 작용하는 고차원의 사고를 통해 병리 현상으로 치닫고 있는 현대 분열증적 사회에 치유의 방향을 찾아주자는 데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정신과 의사 실바노 아리에티는 그의 저서 <창조력>에서 신화는 인간과 동물의 합성을 통해 인간과 동물이 동등한 입장에 있음을 많은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집트 신들의 표상은 고대 이집트 사람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데, 종종 원반 (태양)과 인간의 모습과 매의 합성으로 표상된 라(태양신), 여자와 고양이 두 용모를 가지고 표현된 여신 베스트는 극히 가정의 수호신과 동일시하거나 수호신으로 생각되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하마의 형태를 취하는 여신 타우렛트는 임산부와 출산기의 수호신을 나타내고 있는데 하마는 그 크기 때문에 임산부의 복부를 쉽게 연상시키는 동물이다. 
  

반면 고양이의 머리를 가진 소녀를 나타내고 있는 그림은 급성 정신 분열병 증상에 급전하기 직전의 환자가 그린 것이다. 얼핏 보면 인간과 동물의 합체면에서 고대 이집트 표상과 정신 분열 환자의 회화에서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고대 이집트 표상에서는 신비와 장려감을 느끼는 반면 분열증상을 보인 소녀의 그림에서는 병리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소녀가 그린 그림은 어떤 창조적 통합도 허용하기 어렵지만 이집트 여신상은 불가해한 신을 표상하고는 있어 그 예술적 특질과 신앙에 공명하는 정감의 힘으로 우리를 감동시킨다. 그렇다면 이러한 합성 소산이 진기한 잡종물로 취급되는지 아니면 위대한 예술 작품이 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이것은 개인적 무의식과 집단적 무의식 차이에서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으며 신화적 사고를 충분히 단련했을 때 가능한 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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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열()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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