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빈곤퇴치...적정기술에서 찾아야
지속가능한 디자인 2.
디자인종합 > 디자인 일반 [2012-10-31 16:47]

전 세계 많은 유명 디자이너의 95%는 상위 10%의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 한다. 하지만 선한 꿈을 가진 1% 정도의 디자이너는 세계 95% 사람들을 위해 디자인 한다.
 
이러한 모토가 인구에 회자된 것은 2007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the Other 90%)’ 전시회 부터일 것이다. 이 전시회를 계기로 그동안 산업 디자인의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여겨지는 90%의 소외계층을 위한 작품 활동이 요구된다는 문화 운동이 전개되었다.

또한 20세기 말에 열기가 사그라졌던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도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 사회 공헌 디자인 또는 나눔 디자인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착한 디자인’ 운동이 제3 세계 사람들을 위한 적정기술 작품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가령 아프리카에서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를 퇴치하는 장치나 인도에서 연탄가스 중독을 줄이기 위해 재래식 아궁이를 개선한 조리 기구는 착한 디자인이 적정기술의 다른 이름임을 보여준다.

지속가능한 개발의 틀 속에서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은 결국 '지속가능한 기술'의 한 가지 형태로 자리잡았다. 지속가능한 기술이라는 개념속에 명맥을 유지하던 적정기술이 2000년이후 다시 부활해서 제2의 르네상스를 맡고있는 데에는 '디자인 혁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60-70년대 적정기술 운동은 '누구에게 적정한 기술인가? 라는 문제에 천착했으나 상대적으로 '어떻게'라는 문제에는 상대적으로 주의를 덜 기울였다. 1981년에 IDE를 설립한 폴락은 디자이너가 '어떻게'라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2007년에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전을 시작했던 것이다.

이들 전시에서는 소형화와 싼값을 지향하는 소외된 계층을 위한 적정기술이 새로운 고객층을 만들고 확장하는 기업의 목표와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적정기술이 NGO만이 아니라 기업을 위해서도 활로를 제공해준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드러냈다.

적정기술의 시조는 비폭력운동의 창시자, 인도의 간디이다. 간디는 산업혁명 당시 영국의 값싼 직물이 인도에 들어오면서 인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자, 직접 물레를 돌려 직물을 몸소 생산했다. 인도 고유의 전통적인 직물방식은 비록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누구든지 원하는 만큼 쉽게 만들 수 있고, 더구나 외부의 다른 사람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어진다. 마냥 좋은 제품들, 최고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제품이나 디자인, 서비스라 해도 장기적으로 또한 결과적으로 그것을 누리는 개개인에게 ‘소외감’과 ‘의존성’ 그리고 ‘생존의 역량’을 박탈할 수 있음을 간디는 간파한 것이다.

이러한 간디의 사상은 1973년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를 쓴 영국의 대안 경제학자 슈마허를 통해 확대발전하였다. 1965년 유네스코(UNESCO)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 개발을 위한 과학기술회의’에서 슈마허는 대량생산 기술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희소한 자원을 낭비한다며, 근대의 지식과 경험을 잘 활용하고 분산화를 유도하며 재생할 수 없는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대중에 의한 생산기술을 제안했다


세계 인구의 약 절반가량인 28억 명은 하루에 2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그들이 삶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나날이 발전되어가는 현대사회의 기술력이 그들의 삶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들은 21세기를 살아가지 못한 채 소외되고 있다. 동일한 환경과 기회와 사회적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경쟁 사회 속에서 그들은 벗어날 수 없는 늪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의 삶이다.  세계화 시대에 무서운 특징 중에 하나는 극빈국, 개발도상국들의 문제를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볼 수만은 없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경제에서 파생되는 작은 문제 하나가 우리의 시장경제에 순식간에 파급효과를 미치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삶을 늘 주시해야만 한다.  단순한 원조나 선진국 또는 다국적 기업이 주도하는 개발 사업보다는, 그 지역 환경과 삶에 적합하고 그들 스스로 지속 가능한 수익성 있는 사업을 개발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기술을 사용할 때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고, 그 사용이 환경이나 타인에게 가하는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기술’이라고 설명되는 ‘적정기술’을 활용하는 산업이 절실하다.

적정기술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의 재원을 사용하며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을 이용한다. 또한 값싸고 조작이 간단하며 기존의 인프라와 부합하면서 자원의 낭비를 지양하는 기술이다. 적정기술은 기술을 우위에 두지않고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을 우위에 둔다.

이러한 적정기술이 처음 제3세계을 위해서 개발되었지만 선진국에서 다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고디사에서 만든 태양전지충전기는 제3세계에 저가로 보급된 보청기의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사용이 간편하면서 반영구적인 특성때문에 남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등을 넘어 미국, 캐나다, 유럽등지에도 공급되고 있다. 아프리카 학생들을 위해 공급했던 100달러짜리 노트북은 지금 우리가 널리 사용하는 넷북이나 태블릿의 기원이다.

요즘은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가와 엔지니어들이 기술 제품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 기술은 지속가능한가? 이 기술은 누가 사용하며 누가 유지 보수하는가라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런 태도는 바로 적정기술 운동이 추구했던 것이다.

*위의 글은  Future horizon. vol.11 (2012년 Winter)에 게재된 서울대학교 홍성욱교수의<21세기 적정기술>내용을 일부 요약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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