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디자인=기초디자인>으로 디자인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스타일링 중심에서 에코디자인, 공공디자인 등 의미창출디자인으로 급격히 변화
디자인종합 > 디자인 일반 [2011-04-24 14:28]



21세기 디자인 시대를 맞아 고용노동부가 국가기간신성장 동력 직종훈련에 에코디자인을 포함시키면서 기존의 형태, 기능, 구조, 재료 중심의 스타일링 디자인교육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산업계의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50여년간 형태와 기능 중심의 조형적 기초에 교육의 방향을 둔 학계나 스타일링에 사활을 건 업계가 어떤 대안을 내놓을 지에 소비자인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제품이든 교육이든 디자인에 관한한 타의 추월을 불허해왔던 삼성이 애플사로부터 디자인모방이라는 사상 초유의 고소를 당하면서 법의 심판 이전에 이번 기회에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이에 대해서는 이탈리아 밀라노 폴리테크니코의 혁신경영 전공 교수이며 기업의 전략적 혁신을 돕는 컨설팅회사인 프로젝트 사이언스의 설립자인 로베르토 베르간티가 “design-driven innovation(우리나라에서는 ‘창조적 혁신전략 디자이노베이션’ 이라는 이름으로 한스미디어에서 출간하였음)”에서 스타일링 디자인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의미창출로서의 디자인’을 제창하고 나선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조사 연구결과 기존의 스타일링, 기술중심의 디자인이 행위, 장소, 시간, 관계 중심의 디자인으로 전환되고 있어 지금까지 디자인작업에서 선행하는  시장조사 고객의 요구나 시장의 니즈를 조사분석하는 일은 모든 기업에서 하는 일로 더 이상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없으며 고객도 원할 뿐 막상 거기서 탄생한 제품은 구입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탈리아 조명회사 아르테미데사가 공전의 히트를 친 메타모르포시 조명기는 조명기구의 스타일 차이에서 온 것이 아니라  조명 색과 톤으로 사람들의 심리상태나 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조명으로써의 역할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 소비자들은 물건을 구입하기보다는 의미를 구매한다는 사실을 이들 조명기 뿐만 아니라 애플이 출시한 아이팟, 필립 스탁의 주시 샐리프, 알레시의 레몬 짜개 만다린과 호두깍이 크래커, 홀푸드 마켓의 유기농 식품 등의 대표적인 사례들 들기도 하였다.

지금까지의 형태, 기능, 재료에 기초를 둔 디자인행위는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상품화됨으로써 오히려 생태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또 다른 공해, 오염, 오존층 파괴, 분열이라는 문제점을 드러낸다고 지적하고 오늘날 모든 디자인 영역들은 생태학적 특성을 고려한 유기적 전체에 통합되는 사용자 환경구축을 이루어야한다는 것이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주창하는 이들의 입장이다.

지속가능한 디자인(sustainable design)이란 실제 오브젝트를 디자인하는 하나의 철학이며 건실한 환경이자 경제적 사회적 생태학적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따르는 서비스로 자리잡아  이제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범위는 작게는 매일 사용하는 작은 물건에서 부터 크게는 빌딩, 도시, 그리고 지구환경까지 적용된다는 것.

더불어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지금까지 우리가 분류해왔던 물질적 체계인 그래픽디자인, 산업디자인, 환경디자인, 패션디자인의 범위를 뛰어넘어 비물질적 체계인 환경과 인간 그리고 사회의 보존과 보호, 생태학적 가치관에 까지 이른다. 작금 국가에서 장려하는 공공디자인, 유니버셜디자인, 에코(그린)디자인, 그랜드 디자인 등이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포함되는 이유로 든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국가기간 신성장 동력 직종훈련에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포함시키면서 전국의 일부 직업훈련교육기관에 에코디자인 과정을 설치한 것과 동시에 ‘기초디자인“과정을 모든 국민이 내일배움카드(일명 계좌제로 200만원까지 국비 지원)로 배울 수 있도록 승인해준 것은 지금까지의 ’조형기초‘의 한계를 인지하고 ’기초디자인‘의 활로를 터준 것으로 해석된다. (도표참조)

<디자인과 마케팅을 결합한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기초디자인의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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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분              조형기초(2000년 이전)             기초디자인(2000년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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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주안점         스타일링 중심                          의미창출 중심               
                       형태/기능/구조/재료                행위/장소/시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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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학문         형태학(데상, 구성)                   개체발생형태학
                      구조학, 재료학, 색채학,            기호학, 자연철학,
                      인간공학, 제도학                     생태학, 커뮤니케이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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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인간본위의 환경                        자연생태 본위의 환경 
고려사항      친환경의 소비상품화                  지속가능한 가치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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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출분야      산업, 제품, 환경, 인테리어,        공공디자인. 유니버셜디자인 
                  그래픽, 패션, 공예, 일러스트.     그린(에코)디자인, 브랜드
                  게임, 영상, 건축                        캐릭터창작, 그림논술지도사
                                                              디자인마케팅, 콘텐츠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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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기초가 해부학 중심이라면 기초의학이 생물학 물리학 생리학 등 중심으로 이루어지듯이 조형기초가 점, 선, 면, 입체를 기본요소로 하여 도구의 스타일링을 배우는 과정이라면 기초디자인과정은 액터(Actor), 객체(Object), 시간(Time), 공간(Space)가 기본요소가 되어 의미창출 논리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한다.

이를 훈련받은 전문인력은 산업계의 공공디자인(공무원), 정보디자인(서비스직종), 환경기업(에코디자인), 유니버셜디자인(장애인단체), 디자인마케팅, 문화콘텐츠기획자, 디자인리서치 등 수요급증 분야에 진출하게 되며 건축, 인테리어, 제품, 패키지, 로고, 웹, 앱, 패션 등 디자인프리랜서로도 활동한다는 점이다.

아래의 내용은 기초디자인의 일부 훈련내용을 시뮬레이션하여 제시한 것으로 <지속가능한 디자인>이 어떻게 <디자인마케팅>과 연결되는 지 참조가 될 것이다.

프랑스 과학기술사회학자 브루노 라투르는 행동자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을 소개하면서 과학지식이나 기술이 사회적 요소의 개입으로 만들어졌다고 보는 사회구성주의와 달리, 사물ㆍ기술 같은 비인간적 요소들이 행위자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행동자네트워크 이론의 최대 특징 가운데 하나가 자연·도구 등 비인간도 인간의 행위를 바꿀 수 있는 행위능력을 가지고 있는 대칭적 행위자(actor, 그레마스기호학에서는 행위소 actants로 파악)로 본다는 것이다.

행동자네트워크 이론은 기호학의 본질적인 특성들을 보유하고 있다. 개별행동자에 대한 인간성의 부여나 집단성의 부여, 동물적인 외관, 무정형성, 물질성, 익명성의 부여가 의미의 과학으로 알려진 기호학에서 얻어지기 때문이다.

행동자네트워크 이론이 기호학적 전환을 ‘확장’함으로써 인공물에 대한 의미창출을 기호학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의미창출로서의 디자인이 기호학과 무관하지 않음도 설명된다.


우선 그레마스의 행위소모델(이야기 모델)을 통해 작금의 삼성과 애플의 디자인분쟁을 살펴보자.

애플사의 디자인은 대체로 심플하면서도 둥글고 사각형이라는 모순적 형태를 성공시킨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처음부터 심플한 것은 심플 자체로 그치지만 복잡함을 거친 심플함은 성숙함을 거친 심플복잡함이라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둥근 것은 둥금 자체로 그치지만 둥금을 부정(해체)하면서 n각형으로 가다가 4각형에서 대립각을 세울 때 이때는 모순의 극복이 되어 둥글면서 사각형이라는 위상공간이 창출되는데 둥근사각의 수박이 한 예일 것이며 일본의 경차 ‘시티모델’이 축구공같은 외형 디자인을 성공시키면서 디자인의 모범이 되기도 했다.

물론 공학기술면에서는 문어발 형태의 대그룹인 삼성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뒤져 특허문제에 관한한 자유로울 수는 없겠으나 디자인에 관한한 작금의 형태, 기능, 구조, 재료라는 속성을 가진 일반적인 스타일링을 초월하여 행위, 장소, 시간, 관계라는 속성으로 이루어진 의미창출의 디자인으로 손색이 없다고 할 것이다.

 물론 스티브 잡스가 “예술가는 모방자이다”라는 내용의 연설을 자주해서인지 애플사의 디자인 역시 유럽의 디자인(예를 들면 프라다의 디자인)을 모방하였다고는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삼성이 둥근사각형을 그대로 표절하는 것과는 달리 디자인의 형태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창작적 원형으로 삼아 자신만의 브랜드 파워, 제품과 브랜드 일치,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를 디자인 속에 믹스해 내는 의미창출디자인을 실현시켰다는 점에서 특이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유럽에서 마케팅의 이론적 토대로 삼고 있는 그레마스의 이야기 모델을 적용하여 이를 살펴보면,
주체 ---스티브 잡스
가치대상----아이폰의 둥근사각형 디자인
발신자----통신시장
수신자----사용자
보조자----아이폰기기, 문자, 앱, 애플사 등
적대자----삼성의 아이폰디자인 모방디자인
반주체----삼성, 마이크로소프트

주인공인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디자인의 이야기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주체로서 이번 삼성 의 디자인 표절을 법원에 고소한다. 삼성은 애플사가 획득하길 원하는 가치대상인 둥근사각형의 디자인을 동시에 추구하는 반주체 또는 적대자이다.

이들 주체와 반주체는 각자의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법원의 승소를 얻어내려 하겠지만 각자의 미션을 성공리에 완수하기 위해서는 발신자인 통신시장이 어떤 주체(반주체)에게 자격을 부여하고 어떤 대상을 획득하도록 유도하고 조종했는가하는 잠재적 가치를 찾아내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둥근사각형의 디자인에 관한한 둥글고 사각모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형태학적으로 풀 수 없다는 아이러니가 작용한다. 스티브 잡스는 이것을 잘 알기 때문에 보조자인 앱을 통한 오락, 오피스적 기능을 부여하여 기술적 한계를 디자인으로 극복한다. 미래에는 명백히 기술은 보편화되고 평균화되면서 어떤 우위에 의한 경쟁력을 갖기 힘든 만큼 앞으로의 통신시장에선 디자인이 승부수를 가릴 것을 잘 아는 스티브 잡스는 앱의 역할을 단순한 추가적 기능이 아니라 핸드폰의 새로운 사용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가능세계를 현실화한다.

가능세계는 광고로 표출되어 핸드폰을 통해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웹서핑, 앱, 오락기능을 연출해 냄으로써 고객을 답답하고 고단한 삶을 유토피아로 안내함으로써 현실도피가 아닌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둥근사각형’, ‘작으면서 큰’, ‘위이면서 아래’, ‘검정이면서 하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와 함께 살게 한다.

다음에는 <디자인>과 <마케팅>을 하나로 통합한 그레마스 제자들이 구성한 파리학파의 기호학 응용사례를 중심으로 기초디자인의 가능성을 살펴본자. 사례는 필립 스탁의 레몬즙 짜는 기구(일명 Juicy Salif)이다.

레몬즙 짜는 기구(일명 Juicy Salif)는 상단부분에 반으로 자른 레몬을 손으로 압착하면 레몬즙이 하단부분으로 흘러나와 아래에서 컵으로 받아내는 이야기모델을 응용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실현했다. 이를 이야기모델에 적용해 보자.

상단부분 핵(nucleus)이 주체라면 핵을 받치고 있는 바(bar)는 반주체(또는 적대자)로서 두 행위소는 상호 대립과 모순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흙, 물, 공기, 불이라는 우주 4원소가 대립과 모순관계를 통해 삼라만상을 생성해 내듯이 주체와 반주체는 이야기(박탈과 탈취라는 작동원리)의 주인공으로써 주체인 핵은 ‘손’의 도움을 받아 레몬에서 즙을 ‘박탈’하여 아래로 흘려보내는 이접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반대로 반주체인 바(bar)는 즙을 ‘탈취’하여 ‘컵’의 도움을 받아 주스를 담아내는 연접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레몬즙짜기'라는 미션을 완수해낸다.

핵은 두껍고,  반원형이고 대칭적이며 강해보이고 하강의 형태인 반면 바는 얇고, 반사각형이고 비대칭이며 약해보이고 상승의 형태를 띤다는 데서 두 행위소는 정-반-합의 원리에 따라 고체인 레몬을 액체인 주스로 변형시키고 무사히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행위주체로서의 책임완수를 다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는 설명서가 필요한  제품의 공학적인 원리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설명서 없이도 쉽고 간편하게 기구를 다루면서 재미까지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기계가 대신해주는 디자인 원리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모델을 도입한 “디자인 방식”은  지속가능한 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 그린(에코)디자인을 가능케하여 소비자가 주체가 되는 “마케팅 방식”으로 진화된다.

다시 말해 이야기모델에서 사용자는 주체이며 주스는 가치대상이며 레몬은 반주체(또는 적대자)이고 레몬즙짜는기구는 주체의 조력자가 되어 연극무대같은 장면(scene)을 연출하게 되고 이러한 장면은 클라이막스에 가서 친환경적 장면을 연출하게 된다.

 1차적 미션을 완수한 레몬즙짜는 기구를 세척하는데 세제를 전혀 쓸 필요가 없이 싱크대에 놓고 수도꼭지만 틀면 물은 주스와 동일한 경로를 밟게 되면서 세척이라는 2차적 프로그램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필립 스탁의 주시 샐리프는 보관이 간편하고 고장이 날 염려가 없으며 문어나 거미형태 또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면서 우리를 60년대 공상과학 영화 속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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