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가 9월 7일을 시작으로 11월 17일에 막을 내렸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의 이번주제는 트러스트(Trust)이다. 지난 10년간 다양한 주제로 미디어아트에 대한 미학적·예술적·기술적 접근을 시도하여 국내외 전문가로부터 호평을 받아왔다.

미디어 시티 서울은 트러스트의 개념을 개인이 다른 사회구성원과 만들어내는 관계뿐만 아니라, 나날이 복잡해져 가는 관계의 소통방식으로 접근한다. 즉,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폭넓은 의미를 제안하고, 동시대의 경험을 좀 더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시작에서 공유하고자 하는것이다.

제3장:웰컴 투 시징-시징 올림픽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시징맨(xijing Men)은 눈여겨 볼만하다.
시징맨은 중국의 첸 샤오시옹, 한국의 김홍석 그리고 일본의 오자와 츠요시가 결성한 프로젝트 기반의 협력그룹이다.

북경(北京)과 남경(南京), 그리고 동경(東京)은 존재하지만, 서경(西京)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장소이다. 세 작가는 자신들 스스로를 서경인(西京人) 곧 '시징맨'이라 명하고 서경이라는 도시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4개의 서경 프로젝트가 이번 전시회에서 소개되었다.

한중일의 사람들에게 '시징을 아시나요?'라는 질문으로 인터뷰하는가 하면, 과거 시징 사람들이 쓰던 유물까지 전시해놓는 위트를 보여주었다. (흔들수록 운동이 되어 시징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작은악기, 열심히 일하고 땀을 닦은 수건이 우뚝서면 신성하게 여겨 상을 주었다는 이야기 등)

제4장 '시징을 사랑해요-시징 대통령의 일상'에서는 영상을 통해 시징의 영토,역사,농업,헌법,도시계획,교육,국방,경제를 항목별로 소개하여 서경의 실체를 구체화한다.
영상은 황당하고 독특한 문화를 가진 서경이라는 도시를 소개하는 것 같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너무 무겁지 않게 하지만 날카롭게 우리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도호의 작품은 이번 주제 '트러스트'를 잘 설명해준다.
자아와 타자, 개인과 집단, 과거와 현재,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 자문화와 타문화 간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의 작업에서 이러한 대립적 요소들은 갈등하고 충돌하고 상호작용하여 전체적 조화를 이룬다. 서도호의 생각은 인간은 끝없이 변하는 '연기(緣起)'과정에서 과거와 미래를 가로질러 마주친 다양한 생명과 서로 이어져 있다는 불교적 믿음에 바탕을 두고있다.

<나/우리는 누구인가?:유니-페이스>는 수많은 초상사진들을 합성해서 하나의 얼굴을 만드는 프로젝트에서 비롯되었다.
이번에는 서울, 싱가포르, 런던, 베니스, 도쿄 등 세계 도시들 곳곳의 다양한 장소들에서 촬영된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얼굴 사진들이 모아지고, 이 얼굴들이 애니메이션 작업을 통해 하나로 수렴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전시장에서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무수한 얼굴이 나타났다가 서서히 하나의 얼굴로 합쳐져 가는 스크린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포개어 그려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