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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한다

청와대를 디자인 하라
공공/제품 > 공공디자인 [2013-10-16 11:19]

공공디자인이 새로운 형태의 사회책임으로 부각됨에 따라 본지는 9월초 한양대에 소재한 (재)공공디자인재단 사무실에서 전문가 3인을 초대해 공공디자인에 대한 개념과 이해 그리고 공공디자인의 과거, 현재, 미래의 방향에 대한 좌담회를 개최했다. 윤종용 한양대교수와 김순직 전 서울시 디자인 총괄본부 부본부장(한양대 공공정책디자인 겸임교수), 고도재 공공디자인재단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공공디자인과 도시디자인의 개념을 이해하자

윤종영 : 일반적으로 공공디자인 도시디자인의 개념자체가 확실히 정립이 안 되어 있다. 공공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쓰이게 된 것도 불과 2000년 들어서부터다. 그 전엔‘public design’이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공공디자인과 도시디자인은 크게 다를 것은 없다. 공공디자인이 훨씬 더 큰 범위다. 인간이 살아가는 삶에 있어서 공공성에 해당하는 것이 공공디자인이다, 쉽게 말해 영역을 두 개로 나뉘자면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이 있는데, 공공디자인은 공적인 영역에 해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적인 영역에서도 세분화된다. 도시디자인은 공적인 영역의 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도시를 구성하는 것만이 인간의 삶은 아니다. 또 도시를 구성하는 것도 하드웨어와 소프트로 나뉠 수 있는데 건축, 토목, 조경, 각종 시설 등 유형적인 것이 있고, 도시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인 축제를 무형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유형적인 것과 무형적인 것을 모두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고도재 : 공공디자인 도시디자인의 차이를 말하자면 공공디자인은 좀 더 포괄적이라고 할 수 있고,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고 거의 대부분이 도시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농촌 디자인도 도시디자인에 속한다.
농촌, 중소도시, 대도시로 분류되어 특성화를 시켜주는 것뿐이다. 따라서 범위는 공공디자인이 훨씬 더 크지만 실질적으로는 도시디자인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현재 두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

김순직 :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을 비교해 보면, 사실 사적인 영역은 아주 작게 차지한다. 범위를 말하자면 모든 일과를 끝내고 쉬러 집에 들어갈 때 바로 그 범위를 사적으로 본다.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공적인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비교할 수 있는 범위의 차이가 크다. 대한민국은 2000년대 까지만 해도 공적 영역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을 못했다. 대부분 본인 소유의 것에만 관심이 많았지, 집 밖에 것들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었다.
관심이 있었더라도 해결 할 수도 없는 부분이었다. 극히 공적인 부분이다 보니 개인이 관심을 가져봤자 결국 정부의 몫이기 때문에 해결할 수가 없다.

윤종영 :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2004년도에 자동차 번호판 프로젝트를 하면서 절실히 느꼈던 부분이다. 자동차 번호판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자동차 번호판은 우리 시민이 바꿀 수 없다.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번호판을 우리 맘에 들던 안 들던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2004년에 전국 번호판으로 자동차 번호판이 바뀌었다.
시민들은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해외여행 다니면서 자동차번호판이 예쁘고 디자인도 세련되고 멋있는 번호판을 보는 기회가 많은 젊은 층 같은 경우는 더욱 불만이 많았다. 급기야는 인천대교 도로표지판을 해왔던 노하우를 가지고 있던 한양대학교 연구소에서 급히 TFT팀을 결성해서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그 때 느꼈던 점은 그동안의 공적인 영역이 너무 무관심했다는 것을 깨닳았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능적인 면에는 신경을 많이 썼지만 디자인 면에서는 약간의 부족한 점이 있었다. 하지만 시민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디자인적인 면에서 불만이 많았다. 정부가 시민들의 수준을 미쳐 따라 가지 못했던 것이다. 그 당시 자동차 표지판이 결정적이 되었다고 본다. 그때 계기로 자동차 번호판 규정집에도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국적불명의 서체부터해서 규격 면까지 어느 하나 통일 점을 찾을 수 없었다. 한마디로 중구난방으로 제작되고 있었다. 뿐 만 아니라 도로표지판부터 모든 공공에 있는 시설물들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어 도로표지판의 경우 선진국들은 도로표지판에 체결방식이 모두 표준화가 되어있다. 모듈화가 되어서 그 모듈만 국민들이 사용하게끔 되어있다.
교체도 용이하고 비용면에서도 훨씬 절감된다. 하지만 우리는 설치하는 회사마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일일이 검사를 받아야 되는 불편함이 있다. 정부에서 표준 체결방식이 안되어 있어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동안 우리 시민들은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관심만가지고는 시민이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정부에서 해야 하는 일이다.

청와대가 먼저 바뀌어야한다

고도재 : 공공디자인과 사적디자인을 구분 짓는 요소는 첫째, 재정, 목적, 주체 이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사적디자인의 영역은 상업적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공공디자인의 영역을 공적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상업적 디자인의 재정은 일반 개인이나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에서 투여가 된다. 반대로 공공디자인은 거의 정부재정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상업적 디자인의 주체는 마찬가지로 개인이나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공공디자인의 주체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이지만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주관을 하는 담당공무원들이다.
담당공무원들의 결정에 의해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게 현실이다.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그리고 사적디자인이나 상업적 디자인의 목적은 개인이나 기업의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목적에 비해 공적디자인의 목적은 비영리를 추구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러한 개념 자체가 2000년 이후에 겨우 정립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윤종영 : 중앙정부의 정리가 필요하다. 공공디자인에서는 우리정부가 서울시에 비해 훨씬 뒤쳐져있다. 공공디자인에 있어서는 우선 청와대가 바뀌어야 한다. 청와대의 대통령 휘장을 보더라도 그렇다. 하지만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나 미국 대통령 비행기와 우리나라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미국과 독일의 기념품과는 너무나 비교가 된다. 청와대 기념품을 보면 너무 촌스럽기 그지없다. 훈장, 표창장, 청와대의 각종 인테리어를 보면 지난 70년대와 변화된 것이 거의 없다. 또 중앙정부보다는 지방자치단체가 오히려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다른 분야는 중앙정부에서 정책이 내려와서 예산을 짜지만 공공디자인은 특이하게도 그 절차가 거꾸로 되어있다. 공공디자인은 처음에 출발이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작을 한다. 보통 정책들은 대학에서 먼저 이뤄져야하는데 대학마저 뒤쳐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 다음 대학으로, 마지막으로 중앙정부로 이어지고 있다.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고도재 : 그러한 배경에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공공디자인은 학문적인 기초가 없는 학문이다. 그런데 학문으로 인식하는 것이 문제다. 공공디자인의 개념과 인식부터 달라져야한다. 초기에 서울시가 공공디자인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다. 그때부터 논의가 시작되었는데, 사실 디자인은 본래부터 공공성을 띠고 있다.
우리가 착용하는 안경, 넥타이 등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공공성은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은 외부로 나가면 남들이 보라고 하는 것들이다. 그런 것들을 공공디자인이라고 본다면, 단지 디자인이라는 산업구조가 삼성, LG 등 대기업의 산업구조에 대한 영향력이라고 하는 것은 오로지 기업이 중심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공공디자인이라고 하는 것은 기업 중심이 아니다. 그래서 공공디자인의 원초적인 부분은 사회적, 문화적 접근으로 간다라는 뜻이다. 공공성의 가치를 중요시 하자는 개념이었었는데, 사실 공공디자인에 대한 것을 학문적인 근거로 만들자고 새롭게 만든 용어는 아니었다는데, 그것이 디자인의 관심이 소홀한 공공영역으로 신경을 쓰자고 해서, 우리가 해외여행도 잦아지는 등 삶의 질이 높아지다 보니까 개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해서 공공디자인의 개념을 만든 것이다.

‘사람·도시·자연’을 묶어라

김순직 : 공공디자인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작, 설치, 운영, 관리하는 것으로 국민이 사용을 한다든지, 국가가 직접 사용하는 공간이라든지 시설, 용품, 정보에 대한 심리적, 상징적, 기능적이냐 하는 가치다.
그 가치를 높이기위해서 창조적인 행위라고 정의를 내려야한다. 하지만 비전적인 면에서는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공공디자인은 주체와 개체가 있다고 한다면, 그 지향하는 가치와 역할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상업적인 디자인하고는 완전히 분리 된다는 것이다. 공공디자인의 주체는 기업이 아니고 국가가 공공기관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개체에 대한 것은 특정한 소비자가 아니라 불특정한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남녀노소가 항시 사용 할 수 있는 불특정 다수의 공중이라고 해서 디자인 총괄본부에서 그렇게 정의를 내렸다. 일반 불특정 시민들을 위한 디자인이다.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고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사용 할 수 있는 공간, 물리적인 아름다움 뿐 만아니라 환경과 주민들을 대한 문화적 배경도 살기 좋은 환경 창조에 대한 미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 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공공디자인은 사회적 가치판단에 대한 흐름이 흘러가고 있다.
어제 서울시에서도 건축선언문이 발표가 되었는데, 그 내용에는 초창기 때 공공디자인의 개념이 모두 수록되어 있었다. 인간적인 삶이 사회문화를 이루고 있는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디자인은 환경과 함께 항상 변화한다. 현재 공공디자인으로 인해 재생되었다는 해외사례도 많이 발표되고 있다.
우리가 직접적으로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이미지가 공공디자인이라고 한다면 공공디자인은 존중되어야 한다. 공공디자인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환경의 질서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삶의 많은 다양성이 우리의 다작 안에 고정관념의 이미지가 한계에서 다시 상징화된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공공디자인 = 융합적인 학문

고도재 : 공공디자인은 개인에 대한 독창성이라고 의도된 이미지 변화가 다시 또 결합 된 것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일정한 디자인에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공공디자인은한마디로‘이것이다’라고 단정 짓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사회문화적으로 인해 계속 변화되어야 한다.
이것이 공공디자인의 양식이라고 한다. 하나의 전통도 공공디자인이 될 수 있고, 지역문화를 끌고 갈 수 있고 계속 계승되고 관리되고, 재생되고 전달되어야한다. 디자이너는 과학자의 눈, 시인의 마음, 예술가의 손을 가져야 한다는 말도 있다. 단지 손재주만으로는 사람을 감동시키는‘굿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없다.
과거에는 공공성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하자는 개념이었고, 새로 창출하거나 새로운 필요성을 강요하진 않았다. 공공디자인 정책에 있어서 대학교가 뒷전이었던 이유는 기초적인 학문에 대한 영역으로 바라보지 못했었던 것이 원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학교에서 공공디자인 학과는 없다하더라도 과목만큼은 확장 되어야 한다.
공공디자인은 도시의 삶의 공공성을 보여주는 학문이다. 도덕성일수도 있고,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융합적인 학문으로 해석해도 될 듯싶다. 따라서 디자인은 과학, 기술, 예술 모두가 융합된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 공공디자인지원재단에서는 창의디자인학교를 행하고 있는데, 시스템교육이라고 해서 융합적인 것을 말한다.
이러한 학문은 없다. 이제 필요한건 디자인학문이다. 모든 것이 환경시스템디자인으로 개선해야한다. 사회문화적으로 접근해서 공공성에대한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창출을 강조해야한다. 공공디자인은 문화운동으로 볼 수도 있다. 지금까지 관심이 소홀했었던 공공디자인 영역에 관심을 갖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하는 개념이다.

현장에서 바라본 공공디자인의 역사

김순직 : 지금까지의 공공디자인의 실제, 앞으로 바람직한 공공디자인의 방향을 짚어본다면, 앞서 말씀하셨듯이 도시디자인과 공공디자인은 같은 개념이다. 공공디자인이 필요한 지역이 도시이고, 도시가 형성되면서 공공디자인도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이라는 대도시 행정을 30년 이상 업무를 했던 제 경험으로 보면, 우리 시민들도 도시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거 우리나라를 시대적으로 비교해보면, 80년대 후반까지는 서울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성장기였다. 인구 천만 명을 돌파하면서 많은 도시에 공공성을 필요로 하기에 이르렀다. 그때까지만 해도 도시행정 학자들은 도시를 형태로만 이해했다. 건물이 얼마나 높이 올라가고, 어느 지역에 공원을 조성하는가하는 배치하는데에만 집중했었다. 그러한 형태적 개념으로만 이해해 왔던지라 공공디자인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
그러다가 90년대 초반부터 인구가 정체되면서 서울은 성장을 멈추게 된다. 그때부터 도시의 기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교통 같은 경우, 교통소통이 얼마나 잘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이후 2000년대 접어들면서는‘지식정보 문화시대’로 명명할 수 있다. 그때부터는 도시를 하나의 맥락으로 이해하면서 도시 자체를 문화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공공디자인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서울시에서는 2007년에 디자인서울총괄본부라는 행정 조직을 만들었다. 본부장, 부시장부터 전담직원들도 50~60명 정도 구성원을 만들어 움직였다. 서로 소통이 되고, 대화가 되고, 문화가 있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서 행정적으로 실무적으로 연구를 하고 실천방안을 강구하게 되었다.
서울을 기능적으로도 편리하고 생태적이고, 문화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2년에 걸쳐서‘5대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1000페이지 분량의 책자로 만들었다. 그 책자에는 세부적인 지침들이 수록되어 있다. 5개의 분야별로 만들었는데 첫째로는, 공공 공간에 배치되는 공공 시설물 휴지통, 가로등, 도로표지판, 벤치 등 수 백가지가 배치가 되었다. 공공 공간에는 무엇이 배치되고 공공 시설물은 어떻게 설치하고 관리하고, 세 번째로는 시청, 구청,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건축에 대해서는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광고 간판인데, 간판들이 소유주는 따로 있지만 그것을 보고 이용하는 것은 그것을 보는 것은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다. 대표적으로 공적공간과 사적공간의 경계에 놓여있는 것이다. 광고 간판의 가이드라인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최근 보면 광고 간판이 달라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건물을 신축하거나 간판을 교체하는 경우, 과거에는 아무위치나 걸었지만, 지금은 3층 이하에만 간판을 걸을 수 있다.
그리고 광고간판이 건물에 높이에 따른 폭에서 절반을 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전체 벽면도 절반만 채우게 규정되어 있다. 이렇게 세부적인 가이드라인1000가지를 만들어 현재 시행하고 있다. 제가 평가할 때는 광고 간판이 가장 잘 적용이 되어 현재까지도 꾸준히 바뀌고 있다. 다만 다른 분야, 공공 공간이나 공공시설, 공공건축은 다소 당초의 계획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정권이 바뀌거나 정보가 바뀐다고 해서 소홀히 하는 것을 볼 때 가장 안타깝다.

디자인 행정 조직을 구축해야

윤종영: 제가 한 가지 비근한 예를 들어보면, 일본의 요코하마시는 1970년대에 도시디자인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보다 30년을 앞섰다는 얘긴데, 무엇보다 중요한건 지금까지 시장이 역대 10명이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도시디자인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오고 있다. 초창기에 만들었던 당시 팀장이 30년을 똑같이 끌어오고 있다.
요코하마시의 모든 공공시설에 총대를 메고 있는 구니요시라는 사람인데, 은퇴를 했어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요코하마시는 전문가들이 평가할 때 세계에서 가장 공공디자인이 잘되어 있는 도시로 꼽고 있다. 세계에서 10개 도시를 꼽으라면 유일무이하게 아시아에서 단연 요코하마시를 얘기한다. 그것은 30년 넘게 일관된 정치를 가져갔다는 얘기다. 요코하마시의 하나하나 디테일을 따져보면 기가 막힐 정도다.
대표적인 예로, 도로표지판은 각도에 따라 디자인이 모두 다르다. 고가도로의 경우에도 하부구조에 모두 마감처리 및 조명으로 디자인으로 정리되어 있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속 바꾸면 안 된다. 요코하마시는 30년 동안 일관된 정책을 가지고 갔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었다. 다른 정책은 몰라도 도시디자인이나 공공디자인 정책은 1~2년, 10년이 아니라 30년 이상 계속 이어져 가야한다.

국내 랜드마크 거점지 조성시급

윤종영 : 랜드마크라는 자체는 무형적인 가치다. 예를 들자면, 본래 갖고 있는 기능이 있는데 그 기능의 플러스 알파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경우, 오페라를 보러오는 것도 있지만 건축물을 보러오는 관광지로도 유명하지 않나. 에펠탑 또한 기능적인 송수신 탑인데 파리의 하나의 조형물로 유명하다. 이런 것들을 무형적 가치라고 하는데, 무형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김순직 : 대형 건축물만이 아닌 작은 공공시설물, 작은 공간들이 굉장히 조화롭고 서로 소통이 되게끔 연결이 되어서 하나의 중요한 도시로 형성이 되었을 때 공공 디자인이 잘되어 있다고 본다. 서울광장의 경우, 만들어지기 전에 100프로 도로로 구성이 되어 있었는데, 차선방향이 변경되는 곳이 무려 9곳이 있었다.
그래서 당시 서울광장을 조성할 때 교통처리의 문제를 들면서 경찰청에서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지금은 3,000~4,000평의 잔디로 조성되어 국민 20~30만 명이 함께 모여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거나 대형 공연을 즐기는 등 국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면서 지금은 서울의 하나의 상징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주 훌륭한 공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고 본다.

윤종영 : 또 다른 기대되는 공간이 있다.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이다. 아직 완공이 안됐지만, 그 건축이 완공되면 건축물 자체만을 두고 여러 가지 반응들이 나올 것이다. 항상 안타까운 것이 공무원들의 홍보에 문제가 많다. 기껏 열심히 만들어놓고 정작 홍보에는 신경을 안 쓰고 있다. DDP도 홍보의 부제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세계적인 건축가가 건축을 한 것이고, 그 건축가가 건축을 하면서 이 건물이 어떻게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는지를 모르고 있다. 단언컨대, DDP가 완공 되면 세계적으로 이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에서 손가락으로 손꼽을 수 있는‘자아디드’라는 세계적인 건축가가 건축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이슈화가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명품브랜드이다.

고도재 : 한 예로, 12년 전 도쿄에 달걀주택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다녀왔다. 대지는 16평인데 실 평수는 8평밖에 안 되는 주택이다. 3층으로 된 건물로 거실, 화장실, 각 층마다 방이 있고, 주차장까지 있는 주거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그 건축물은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물도 아니지만 워낙 특이하다는 생각에 실제로 건축물을 보러 개인 사비를 들여서 일본으로 찾아갔다. 그렇듯 만약에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물이 있다고 이슈가 되면 세계 건축학도들은 물론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아 올 수 있는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랜드마크라고 하는 것은 공공디자인 성격에서의 랜드마크와 도시디자인에서 바라보는 랜드마크는 다르다.
크기, 색깔, 형태에 따라 다르다. 자연환경도 랜드마크라 할 수 있다. 서울광장만해도 도로였을 당시보다 30% 연비를 절감시켰다. 스페인 아리칸테 정류장 앞도 로터리로 되어 있는데, 거기도 교통 시스템이 완화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통 연비도 절감하면서 그 광장이 우리 시민들한테 가져다주는 혜택이 얼마나 많은가.
토론의 장이 되어주고, 공연도 하고 얼마나 좋은가. 혹자들은 잔디 한 번 가는 비용이 1년에 1억 정도 들어가서 낭비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사적으로 하는 잠실 석촌호수의 경우, 서울시에서 대여를 해주고 있다. 거기도 물 한번 갈아주는데도 7000만 원씩 비용이 발생되는데, 실질적으로 그 곳이 공공 공간처럼 되어가고 있다.
지극히 사적인 공간인데 공공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그래서 도시디자인에서의 공공성에 대한 것은 확장성이 있어야 한다. 이제 민간에 대한 것도 공공성이 있어야 된다고 해서 건축위원회와 공공디자인에서도 계속 심의를 하고 있다. 포스코와 102층짜리 롯데호텔 신축건물에 대해서도 5번 이상 심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래의 공공디자인 방향

김순직 : 2007년도에 공공디자인에 대해 국회와 학회의 공동 토론이 있은 후,‘공공디자인기본법’이 발의가 되었지만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통과가 되고 있지 않다. 대한민국의 공공디자인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한 내용들이다. 공공디자인의 주체는 누가 되고, 정부에서는 누가 주관을 하는 등의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
현재 공공디자인 관련해서는 주관부처가 없다. 문화부, 통상산업부, 국토부, 안행부 등 서로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미루고 있어 지금 주인이 없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 법률도 제정이 안 되고 있다. 이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단체가 공공디자인을 시민들을 위해서 추진할 수 있는 방향들을 제시해주고 그에 따른 중앙정부의 재정적 지원도 따라 갈 수 있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4년 동안 나름대로 공공디자인 붐을 이루며 잘 추진해 나갔었는데, 정권교체가 되면서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되니까 참 안타깝다.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고도재 : 사회적으로 가치가 변화되고 있다. 미국에는 그린프로젝트라고 해서‘깨끗한 물’,‘깨끗한 공기’,‘깨끗한 땅’을 추진하고 있다. 인간이 환경에서 사는 것이 이 세가지 요소 그리고 플러스 생태다. 살아있는 동식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러한 시대가 와야 하는데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어 유감이다.
요즘 도시민들이 그것을 계속 추구하죠. 예전에는 경관이 좋은 집이라고해서 그리 비싸지 않았는데 지금은 다르다. 주위 자연환경에 따라 주택 값이 솟구친다. 좋은 공기 속에서 살고 싶은 열망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문화생활도 꾸준히 추구하고 있다.
국가 경쟁력도 좋지만 우리 인간의 삶의 질이 높아져야한다는 얘기는 쾌적성과 생태성, 안전성, 편리성, 도시미관과 전통도 있고, 사회성 등으로 인한 평가 지표가 나오면 그를 가지고 공공디자인이 깊숙이 자리하게 되어서 여러 학문들을 총괄하면서 같이 협조해서 융합된 사고로 생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학문적인 것을 주장하지 않는다하더라도 학교에도 공공디자인 과목만이라도 만들어져서 학문을 초월한 무언가가 삶의 질을 위해서 융합될 수 있는 그러한 학문이 자리 잡았으면 한다.

윤종영 : 결국 이것은 정책적으로 풀어야한다. 교수들이 연구발표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고 절대적으로 실행이 되어야하는 부분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법안이 체결되어야하고, 예산이 만들어지고, 집행 할 수 있는 부서가 만들어져야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렇게 팀을 결성하다보면 근간이 없는지라 언제 없어질지 모르고 깊이도 없을 것이고, 서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 책임을 지고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중앙부처가 생겨나는 것이 시급하다. 결론은 정부에서 총대를 잡아줘야 한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지시하면서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십 있는 사람이 나타나야 된다. 지금 정부에서는 간헐적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고 있다.

고도재 : 캐다다 그래픽 디자인 협의회장 데이비드 러먼이“Do good Design“이라고 했던 말이 있다. 이것을 인용하자면 공공디자인은 Design을 뺀 ”Do good“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공공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을 한다는 개념을 넘어 좋은 일을 한다는‘사회적 책임’에 가깝다는 뜻에서 말이다.

출처 : 프레지던트 허영희 기자